에이피알 창업자도 IPO 공모 때 100억원대 주식 판다

입력 2023-12-26 14:53   수정 2023-12-27 09:42

이 기사는 12월 26일 14: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뷰티테크기업 에이피알의 창업자가 상장 때 보유 지분을 팔아 100억여원 확보한다. 창업자가 기업공개(IPO) 때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상장 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병훈 대표이사(사진)는 내년 공모 때 7만주를 내놓는다. 공모가 기준 103억~140억원 규모다.

김 대표는 지분율이 30%대로 높지 않아 경영권 위험이 있는데 불구하고 구주매출을 단행했다. 공모 전 지분율은 35.1%로 공모 후엔 33%로 낮아진다.

김 대표는 2020년 증권사와 맺은 주식담보대출 계약으로 인한 지분 희석 위험도 있다. 당시 대출 계약을 맺을 때 대주단인 DB금융투자와 케이프투자증권은 김 대표를 비롯한 최대주주가 보유한 12만여주(4.1%)를 공모가의 70%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을 넣었다. 의무보유기간인 상장 6개월 뒤 콜옵션이 행사되면 김 대표의 지분율은 30% 수준으로 하락한다.

증권가는 공모주로 자금이 몰리고 새내기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자 창업주가 상장을 통해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피알은 희망공모가를 14만7000~20만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기준 김 대표의 지분 가치는 3800억~5100억원 규모다.

상장시 시가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원으로 예상된다. 올 초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 7000억원 대로 평가받았던 에이피알은 지난 6월 CJ온스타일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1년 만에 기업가치를 두 배로 불렸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클리오 등 화장품 기업과 피부미용기기 개발사인 클래시스, 원텍, 브이티 등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5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 산타랠리로 증시가 살아나면서 공모가를 높이기 쉬운 구조가 됐고 공모주 시장의 호황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을 받아줄 여건이 마련됐다"며 "구주매출에 대한 인식도 예전보다 개선돼 창업자와 재무적 투자자들이 잇달아 지분매각으로 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먹튀' 사태 이후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구주 매출 이유로 꼽힌다. 과거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상장 후 수백억 원 대의 주식을 팔아 논란이 된 이후 거래소가 주요 임직원의 지분에 대해 상장 후 6개월간 매각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김 대표도 보유 지분 중 10만5122주(1.39%)는 상장 후 6개월, 237만9732주(31.38%)는 2년 6개월 뒤 매도할 수 있다. 기업은행과 CJ이앤엠, 하나증권, CJ대한통운 등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도 6개월간 매각이 금지된다.

이에 따라 에이피알의 상장 직후 유통물량은 37%에서 6개월 뒤 66%로 급증한다.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우려로 향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IB업계 관계자는 "6개월 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감내하느니 최대주주 입장에선 최대한 빨리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싶을 것"이라며 "구주매출은 회사의 기존 주주와 최대주주가 상장 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고 현 공모가에 만족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어 기업가치가 고평가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투자업계는 에이피알이 2024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1호인만큼 연초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김 대표가 스물일곱에 창업한 1세대 미디어 커머스 기업이다.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 의류 브랜드 널디, 뷰티브랜드 메디큐브, 즉석 포토부스 브랜드 포토그레이 등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부터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를 선보이며 뷰티 테크 기업으로 전환했다. 에이지알은 국내외 누적 판매 150만대를 넘겼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718억원, 영업이익 692억원을 올렸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9%, 영업이익은 277.6% 증가했다. 공모 규모는 557억원에서 758억원이다. 오는 1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후 2월 1일부터 2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하나증권이 맡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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